국제

[월뉴공] '제로 코로나' 중국인 "카타르는 다른 행성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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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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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 취재] 안미연, 정혜련 기자




    전 세계가 스포츠 축제로 떠들썩한 사이 봉쇄·시위·검열로 얼룩진 나라가 있었으니..

    【 현장음 】
    "중국 전역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공산정권은 퇴진하라!"

    '제로 코로나'의 나라 중국에선 무슨 일이..?



     
    안미연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지구촌이 흥분의 도가니인 요즘입니다.

    마스크와 거리 두기 없이 월드컵을 즐기는 축구팬들의 모습이 연일 전파를 타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정반대로 중국에선 고강도 방역 규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데요.

    정혜련 기자: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당국은 이를 탄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거나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도 보이죠.

    【 현장음 】시위하는 중국 시민
    "이럴 순 없습니다. 경찰이 사람들을 연행하고 있어요. 경찰은 사람들을 구타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풀어달라!"

    안미연 기자:
    시위의 발단은 지난 11월 24일 중국 신장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중심지 우루무치 지역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였는데요.

    이 화재로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봉쇄 조치로 당시 화재가 제대로 진화되지 못한 것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 현장음 】홍콩인 주민, 시위자
    "그들이 목숨을 잃게된 원인이 코로나 봉쇄로 인해 소방차가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자신들의 집에서 사망했어요. 이는 명백한 인재였습니다."

    정혜련 기자: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는 중국 대학 내 시위로 이어졌고,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시위자들은 백지를 들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시위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는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백지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안미연 기자:
    우루무치 화재가 도화선이 되긴 했지만 결국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인서트 】로리 트룩스 / 미국 프린스턴대 국제정치학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이번 시위의 물결에 불을 지핀 일종의 불꽃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바는 단지 '제로 코로나' 정책뿐만이 아닌 중국 내 정치 시스템에 대해 점점 더 커지는 중국인들의 불만입니다."

    【 인서트 】장 신 / 미국 인디애나대 역사학 교수
    "이번 시위의 중요성은 시위 참여자들이 오늘날 중국 정부가 사회 통제를 위한 더 나은 방법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정부가 현대화된 감시 시스템을 통해 시위 참여자들을 색출해 냄으로써 자신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죠."

    안미연 기자:
    시위가 흔치 않은 중국에서 어찌된 일일까요?

    정혜련 기자:
    저희가 지난 5월 다루기도 했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유명하죠.

    안미연 기자: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겠다, 나라 전체를 몽땅 폐쇄해서라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걸 막겠다는 기조의 정책이죠.

    정혜련 기자:
    맞습니다.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고강도 방역 정책인데 이를 중국은 3년째 고수해 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 효과는 점차 약해지는 데 반해 경제 정치적 부작용은 커지는 상황이 된 겁니다.

    지난달(11월) 정저우 봉쇄 조치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한 생후 4개월 영아가 사망하는가 하면, 지난 9월 청두에선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봉쇄로 주민들의 탈출길이 막히면서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지난 10월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선 단 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자 놀이공원 전체를 폐쇄하고 대대적인 코로나 진단 검사가 시행되기도 했는데요. 이때 이 놀이공원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들의 수만 해도 무려 44만 명이 넘었습니다.

    【 현장음 】디즈니랜드 관계자
    "모든 방문객의 검사 결과가 나와야 놀이공원을 나설 수 있습니다. 결과가 나오는대로 즉시 알려드리겠습니다."

    【 현장음 】방문객
    "이게 뭐하자는 겁니까?!"

    안미연 기자:
    그뿐만이 아니죠. 중국에 위치한 세계 최대 아이폰 위탁 생산 공장에선 직원들이 집단 탈출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허난성 장저우의 폭스콘 공장의 경우, 확진자 속출로 과도한 방역 조치가 이어지자 이에 반발한 직원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졌는데요. 이로 인해 최근 새로 출시된 아이폰 14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상시로 PCR 검사, 외출 금지, 도시 봉쇄 등의 고강도 통제 조치가 지난 3년간 무한반복 돼 왔기 때문에 그간 일상생활에서 누적된 주민들의 피로와 불만이 폭발한 것이 놀라운 일만은 아닌 것이죠.

    【 현장음 】나루토 / 일본 거주 중국인
    "제 가족과 오랜 친구들 모두 매일 받아야 하는 PCR 검사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하루에 여섯 번이나 검사를 받은 사람도 있고요. 말도 안됩니다."

    정혜련 기자:
    최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세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후 중국 당국은 '과학 방역, 정밀 방역'을 강조하며 방역 규제를 완화하려는 수순을 밝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신규 감염자 수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또 다시 이어진 봉쇄는 방역 완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안미연 기자:
    결국 성난 민심은 폭발했고, 정부의 고강도 단속이 이어지고 있죠.

    당국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강제 구금도 서슴치 않고 있고요.

    정혜련 기자:
    심지어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BBC 방송 기자가 현지 공안에 붙잡혀 몇 시간 동안 구타당하다 풀려난 사건까지 발생했는데요.

    이에 영국 총리는 중국과의 황금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하며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 현장음 】제임스 클레버리 / 영국 외무부 장관
    "정부를 향한 중국 국민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국민의 말에 귀를 귀울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 역시 폭력 진압 조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 현장음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 독일 정부 대변인
    "독일 정부는 중국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폭력적인 대응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현장음 】쥐스탱 트뤼도 / 캐나다 총리
    "캐나다는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인들이 계속해서 싸우고 있는 것, 특히 그들의 인권에 대한 지지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입니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 차단 등 여론 확산을 막으려 애쓰고 있지만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연대하는 시위는 전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 현장음 】연대 시위, 한국 서울
    "민주화 열망이 계속해서 있었던 걸로 아는데, 점점 더 본격화되는 것 같고요. 이번에는 진압당하지 않고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 현장음 】연대 시위, 호주 시드니
    "호주 내 모든 중국인들과 상하이와 폭스콘 공장의 중국인, 위구르 무슬림 소수민족을 지지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 현장음 】연대 시위, 독일 프랑크푸르트
    "우리는 중국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고 (중국 내)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 현장음 】연대 시위, 미국 뉴욕
    "전 세계 사람들이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국인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이렇게 나왔습니다."

    안미연 기자:
    확산하는 시위를 의식했는지 중국 정부는 '과잉봉쇄는 지양한다'는 입장과 함께 일부 지역의 방역 완화 방침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시위대가 원하는 수준의 전면적 완화는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죠.

    정혜련 기자:
    신규 확진자 수가 여전히 많은데다 중국이 효과가 떨어지는 자국산 백신만을 고집하는 상황에서 고령자 등 취약 계층의 접종률마저 낮기 때문입니다.



    【 현장음 】예 웨이팡 / 상하이 주민
    "저는 늙었습니다. 백신을 감히 거부할 상황이 아니에요. 백신을 맞고 싶습니다. 특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노약자의 경우, (중국이 방역을 완화하고) 개방됐을 때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은 더 커지게 됩니다."

    정혜련 기자:
    이뿐만 아니라 침체에 가까운 경제는 더 큰 문제인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와 '위드 코로나' 사이 중국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인데요.

    중국 내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재 확산하는 시위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높이고 전 세계 공급망을 흔들고 있습니다.

    【 인서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 IMF 총재
    "우리는 사람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계속해서 중국에 '제로 코로나' 정책의 재보정을 권고해 왔습니다. 국민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중국 경제에도 부정적이고, 세계경제에 파급력도 상당합니다."

    안미연 기자:
    상황이 이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중국인들은 이번 월드컵으로 진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중국 내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국 도시 곳곳에 봉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컵은 중국인들의 부러움과 분노를 부채질했습니다.

    정혜련 기자:
    너무 상반되는 상황에 우스갯소리로 중국은 다른 행성인가 라는 반응까지 터져나왔는데요.

    【 현장음 】장 치에우 / 상하이 주민
    "정말이지 너무 부럽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 또 다시 검열에 나섰습니다.

    월드컵 중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중을 지우고 있는 건데요.

    관중들로 가득찬 경기장에서 노마스크로 월드컵을 즐기는 팬들의 모습은 방영하지 않고 선수와 감독 코치진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미연 기자:
    시위 관련 영상 지우랴, 월드컵 관중 지우랴.. 참 바쁜 중국 당국인데요.

    그간 중국은 자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생명을 구하고 의료 시스템 과부하를 막기 위한 최선이라고 옹호하며 코로나19와의 공존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방역 정책 완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지만 지금도 기본적으로 '제로 코로나' 기조엔 변함이 없어 보이는데요.

    현재 중국 안팎의 소셜 미디어 검열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시위를 왜곡하려는 시도와 함께 시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에까지 나선 중국이기 때문입니다.

    【 인서트 】호펑훙 / 미국 존스홉킨스대 정치경제학 교수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시위 대응에 있어) 강도 높은 단속과 조치를 계속 할 것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기조를 바꾼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일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시진핑 주석의 스타일이 아닐뿐더러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될테니 말이죠."

    정혜련 기자:
    여러모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위기를 맞은 건 '위드 코로나' 기조로 방역을 완화한 나라들이 아닌 중국인 듯한데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과연 출구 전략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인서트 】프랑수아 발루 /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컴퓨터 생물학 교수
    "결국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질 겁니다.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얻은 인구가 많지 않다보니 현재 정말 어려운 상황이죠."

    【 인서트 】로리 트룩스 / 미국 프린스턴대 국제정치학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통제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가능이 있지만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최근까지도 옹호하며 고수해온 그의 정권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데다 시위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책을 바꾸는 등 약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 입장에선 매우 어려운 결정이고요. 불행하게도 중국 국민들은 앞으로 매우 격동적인 시기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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