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연 후 버려지던 소품, 다시 무대로…"리스테이지 서울"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4-03-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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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이 끝나면 무대를 꾸몄던 소품들은 대부분 버려져 쓰레기와 탄소를 발생시킵니다.

    '이 소품들을 한곳에 모아 대여하고, 위탁하고, 거래할 수 있게 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시도를 하는 곳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조주연 기자입니다.

    【 기자 】
    공연 하나가 끝나면 무대를 채웠던 수많은 소품은 갈 곳을 잃습니다.

    일상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무대' 소품을 중고로 파는 것도, 기약 없는 다음 공연을 기다리며 무작정 보관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나눔과 공유를 통해 재사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보니 민간에서 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공이 나선 것이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정식 오픈한 공연 물품 대여·위탁·거래 플랫폼, 리스테이지 서울(re:stage seoul)입니다.

    【 인터뷰 】임지은 /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매니저
    "리스테이지 서울은 공연 후에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쉽게 버려지던 공연 물품들을 공유하고 재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플랫폼입니다. 온라인을 통해서 필요한 물품을 검색하고 예약 신청, 결제까지 하실 수 있고요. 이곳 오프라인 창고에 오셔서 물품을 픽업하고 반납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리스테이지 서울 창고에는 재단이 수집하고, 개인이나 극단이 맡긴 3,000여 점의 공연 물품이 보관돼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시범운영 이후 올해 3월까지 500개의 소품이 대여돼 무대에서 또 한 번 쓰였고, 버려질 뻔했던 442개의 소품이 이곳에 위탁됐습니다.

    【 현장음 】
    "(이 가방이) 제일 잘 빌려 가시는 소품 아이템입니다. 구하기 어려웠는데 여기 있다고 많이 좋아하세요."

    대여료는 원가의 5% 미만.

    전문 공연 창작자뿐만 아니라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사회 연극 동아리 등 무대를 꾸미는 창작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김민주 / 연극 연출·무대감독
    "(연극을 연출하면서) 이번에 대거 대여를 하게 됐고요. 현대 시대뿐만이 아니라 6,70년대, 50년대까지 베이비붐 세대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서, 그 시대를 고증할 수 있는 소품들이 좀 필요했었어요."

    구형 핸드폰, 리모컨, 7,80년대 교복, 모자, 오래돼 보이는 낡은 상자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습니다.

    적당한 소품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시간과, 소품을 구매하는 비용, 소품에 무대에 맞는 세월의 흔적을 입히는 데 드는 노력이 절약됐습니다.

    공연 후 빌린 소품을 반납하면서, 따로 제작했던 소품도 함께 위탁했습니다.

    【 인터뷰 】김민주 / 연극 연출·무대감독
    "공연이 끝날 때마다 창고에 하나씩 이렇게 (소품이) 늘어가거든요. 나의 반려 소품이나 의상이 계속 그늘 아래 있다고 하면, 한번 위탁해 보시는 건 어떨까. 그렇게 위탁이 됐을 때 이 친구도 계속 숨을 쉬고 있다고 저는 믿거든요."

    이러한 대여와 위탁의 선순환에 더해 공연 물품 공유 플랫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 인터뷰 】최지원 / 기후변화센터 지식네트워크 팀장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생산 단계부터 사용되고 유통되는 과정, 그리고 폐기 혹은 재활용하는 부분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하는 건데요. 이 (공연 물품 공유) 플랫폼이 있어서 내가 공연을 마친 이후에 내가 제작한 소품이나 무대 도구들이 재활용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예전처럼 폐기만을 생각하고 완성도가 떨어지게 만든다거나 하지 않을 것 같고, 변형이 가능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현재 성수동에 있는 리스테이지 서울 창고는 올해 하반기, 연극·뮤지컬의 성지인 대학로 근처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공연장과 더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공연 창작자들을 맞이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리스테이지 서울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는 만큼, 탄소 발자국은 줄어들길 바랍니다.

    TBS 조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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